2026-07-15 22:07
얼마나 더 구해도 되는 드라마인지, 보기 전에는 절대 모릅니다. 추적자 THE CHASER는 톱스타 마케팅도 없이, 점판도 없이, 시청률 9%로 시작해 말 그대로 입소문만으로 25.1%까지 올라간 드라마입니다. 시청자들이 스스로 입소문을 냄으로써 만들어낸, 진정한 명품 드라마입니다.
추적자 THE CHASER는 2012년 5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SBS에서 방영된 16부작 월화드라마입니다. 각본은 박경수 작가, 연출은 조남국 PD가 맡은 든든한 조합입니다. 17세 어린 딸이 교통사고로 죽고, 그 충격에 아내까지 잃은 형사 아버지가 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입니다.
다만 이 드라마가 단순한 수사극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딸의 억울한 죽음 뒤에 정계와 재계, 언론, 검찰이 동원된 권력의 미장된 범죄가 숨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평범한 형사가 통제 불가능한 권력에 맞서는 방식이 시청자들의 가슴에 깊은 분노와 응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묵직한 소재에 지지 않는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추적자를 진정한 명품 드라마로 만들어 줍니다.
추적자는 화려한 홍보 없이 소문만으로 취바람이 불었습니다. ‘2회분 대본만 완성’(이른바 낙하산 편성)으로 시작된 어려운 출발에도 매회 빈틈없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14회에서 20%를 돌파하다가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16회에서는 25.1%를 기록합니다. ‘1알로 시작해 4알로 끝낸’ 묵직한 반전이었습니다.
추적자의 가장 큰 자산은 손현주의 연기입니다. 그는 딸의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아내를 잃습니다. 그럼에도 각자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혼자 대항하는 소박한 중년의 일념을 서슴없이 표현해 냈습니다. 당시 연기대상에서 평가단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안겼다”는 말로 압축했습니다.
“좀 쉬다 생각해. 너 같은 놈은 어디서나 있어.” 백홍석이 권력자들의 대리인에게 던지는 이 대사는 묵직한 비유와 따뜻한 분노가 함께 녹아드는 추적자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굴곡진 복수극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신념을 놓지 않는 지친 아버지의 일념을 담은 대사들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추적자는 단순한 개인 악당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연결된 권력 구조의 부패를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대선 후보라는 정치인을 중심으로 연루된 언론인, 검찰, 지역 토호, 재벌 기업이 차례로 등장하며 대한민국 권력의 작동 방식을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보는 내내 “이거 혹시 실화 아니야?” 싶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추적자도 완벽한 드라마는 아닙니다.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부분들이 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장점 | 손현주의 국내 최고 수준의 몰입 연기 |
| 장점 | 박경수 작가 특유의 명대사와 탄탄한 대본 구성 |
| 장점 | 한국 권력 구조를 리얼하게 그린 스토리 |
| 장점 | 김상중·김성령 등 조연 배우들의 호연 |
| 아쉬운 점 | 초반 다소 느린 전개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부 회차 |
| 아쉬운 점 | 낙하산 편성으로 시작된 초반의 무거움 |
| 아쉬운 점 | 세상과 맞서는 형사 아버지라는 소재가 어둡게 느껴질 수 있음 |
우려와 달리 시작된 다소 놀라운 출발이었지만, 4회부터 드라마는 속도를 올리며 긴장감을 높이기 시작합니다. 4회까지만 보고 판단하세요 — 그 이후부터가 진짜입니다.
추적자는 장르가 명확한 드라마입니다. 아래 유형에 해당한다면 망설이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유쾌하고 밝은 로맨스나 글로벌 스펙터클 오락물을 선호한다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추적자는 2012년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전혀 낡지 않습니다. 오히려 “2012년을 대표하는 명품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까지 그 위상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한 중년 형사의 따뜻한 부성과 권력에 맞서는 시대를 초월한 싸움은, 눈에 보이는 승리가 없어도 시청자들의 울분을 풀어줍니다.
드라마를 보고 난 뒤에는 먹먹한 감정이 진하게 다가옵니다. 백홍석에 감정이입이 되어서일지, 권력의 덫에 변해가는 인물들에 분노해서일지. 확실한 건 하나,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자리를 떠나기 힘들어진다는 점입니다.
현재 웨이브(Wavve)와 왓챠(Watcha)에서 시청 가능하며, 황금의 제국과 함께 박경수 작가 필모그래피로 시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