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4 21:50(업데이트: 2026-10-14 22:35)
새 AI 모델이 나올 때마다 “이번에는 진짜 다르다”는 말이 쏟아지다 보니,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마케팅인지 헷갈리셨을 겁니다. 저도 새 모델이 나오면 가격표와 한도부터 뒤져 보는 편인데, 이번 제미나이 4 아르곤은 확인해 볼 만한 포인트가 꽤 많았습니다. 특히 “100만 토큰”이라는 숫자는 오해하기 쉬워서, 이 글에서 가장 먼저 풀어 보겠습니다.
제미나이 4 아르곤(Gemini 4 Argon)은 구글의 제미나이 4 세대 첫 번째 최상위 추론 모델입니다. 모델 ID는 gemini-4-argon이고, 코딩·금융·법률·사이버 보안·과학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업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구글은 기존 모델을 손본 버전이 아니라 새로 만든 모델이라고 설명합니다.
출시 배경에도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구글은 당초 ‘제미나이 3.5 Pro’를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내부 테스트 결과 목표했던 성능 기준에 미치지 못하자 출시를 과감히 취소했습니다. 기존 모델을 조금씩 손보는 수준으로는 경쟁 모델들을 넘어서기 어렵다고 판단해, 아예 뼈대부터 완전히 새로 설계해 들고나온 카드가 바로 이번 제미나이 4 아르곤입니다.
기존 제미나이를 쓰면서 가장 답답했던 점 중 하나는, 조금만 민감하거나 까다로운 질문을 던져도 ‘저는 AI 모델로서…’라며 기계적인 설교를 늘어놓거나 답변을 회피하는 태도였습니다. 이번 아르곤에서는 이러한 부당한 거절 비율을 이전 세대(Gemini 3.1 Pro) 대비 약 10% 가까이 줄이고 상투적인 회피 표현도 크게 덜어냈습니다. 가르치려 들기보다 묻는 말에 담백하고 솔직하게 답하도록 다듬어진 셈입니다.
출시 과정이 조금 특이합니다. 9월 30일에 구글이 페어윈드(Fairwind) 프로그램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사이버 방어 전문가들에게 먼저 공개했고, 10월 13일(현지 시각)에 일반 유료 사용자와 개발자, 기업으로 범위를 넓혔습니다. 강력한 보안 역량이 악용될 수 있어서, 방어 목적의 전문가들과 먼저 안전장치를 검증한 셈입니다.
구글 한국어 블로그도 제미나이 4 아르곤 출시 글에서 전 세계 동시 제공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순차 배포라서 계정에 따라 모델 선택기에 바로 안 보일 수 있습니다.
기사 제목만 보면 “출력 한도가 6만 4천에서 100만으로 늘었다”고 읽히기 쉽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절반만 맞습니다.
아르곤의 한도는 입력과 출력을 합쳐 1,048,576토큰입니다. 여기서 출력에는 모델이 속으로 하는 생각(thinking)과 도구 호출, 최종 답변이 모두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70만 토큰 분량의 자료를 넣으면 생각과 답변에 쓸 수 있는 몫은 35만 토큰 안쪽으로 줄어듭니다. 월급 통장 하나를 입력, 생각, 출력이 같이 쓰는 구조라고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일반 동기식 호출의 최대 출력은 65,536토큰입니다. 그 이상을 받으려면 긴 출력(long decode)을 써야 하고, 이 경우 한도 안에서 최대 1,048,576토큰까지 가능합니다. 이전 세대인 제미나이 3.1 Pro도 입력은 최대 100만 토큰을 받았기 때문에, “컨텍스트가 100만으로 늘었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진짜 차별점은 긴 출력과 긴 추론, 오래 이어지는 에이전트 작업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서버 측 상태를 유지하는 신규 연결 방식(Interactions API 및 연속성 프로토콜) 덕분에 단절 없이 100만 토큰을 쏟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형 코드를 통째로 다른 언어나 프레임워크로 옮기거나, 방대한 자료를 조사해 긴 보고서로 정리하는 작업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반대로 짧은 질문과 답변 위주라면 체감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큰 문서를 올릴 때 비용을 깎아주는 ‘컨텍스트 캐싱’에서도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자동으로 동작하는 ‘암시적 캐싱(Implicit Caching)‘의 경우 입력 비용을 무려 95%나 할인해 줍니다(출시가 기준 100만 토큰당 0.10달러). 하지만 개발자가 수동으로 캐시 보관 기간을 지정하는 ‘명시적 캐싱’은 아직 지원되지 않으므로, API 연동 시 이 부분을 감안해 설계해야 합니다.
텍스트뿐 아니라 긴 영상 분석 능력도 한 단계 진화했습니다. 이전에는 영상을 단순히 정적으로 요약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모델이 타임스탬프를 동적으로 오가며 화면 속 UI 동작과 음성 내레이션, 시스템 로그의 싱크를 맞춰 분석합니다. 예컨대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쓰다가 막히는 20분짜리 화면 녹화본을 넣으면, 어느 화면에서 어떤 버그 때문에 멈췄는지 프레임 단위로 짚어낼 수 있습니다.
| 항목 | 내용 | 쉽게 풀면 |
|---|---|---|
| 입력 |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 PDF | 회의 녹음, 영상, 보고서를 한 번에 분석 |
| 출력 | 텍스트만 | 이미지·음성 생성은 못 함 |
| 생각 수준 | low, medium, high 선택 | 난도에 따라 깊이와 비용 조절 |
| 지식 기준일 | 2026년 3월 | 그 이후 소식은 검색 연동 필요 |
| Live API | 미지원 | 실시간 음성 대화용으로는 부적합 |
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지식 기준일입니다. 대형 모델은 학습 데이터에 마감일이 있어서, 최신 가격이나 규정을 물을 때는 검색 연동 기능을 같이 켜야 오답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구글 발표 자료만 보면 대부분의 항목에서 앞서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씩 열어 보면 “잘하는 분야”와 “밀리는 분야”가 뚜렷합니다.
코딩은 “1위다, 아니다”가 평가 방식마다 갈립니다. 저장소 단위 수정을 보는 DeepSWE v1.1은 77.9%로 앞섰지만, FrontierSWE v2는 GPT-6 Astra에, 터미널 조작을 보는 Terminal-bench 4.0은 Claude Opus 5.5에 뒤졌습니다. Vals가 같은 조건으로 돌린 Terminal-Bench 4.0에서도 57.58%로 48개 모델 중 6위였습니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시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코드를 길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과, 터미널에서 명령을 반복 실행하며 문제를 푸는 능력은 서로 다른 근육입니다. “코딩 최강”이라는 표현보다 “긴 코드를 이해하는 작업에 강하다” 정도가 정확합니다.
법률 벤치마크(Harvey Legal Agent)에서 아르곤은 19.6%로 경쟁 모델보다 높았지만, 절대 점수는 낮습니다. 상대적으로 1등이어도 실제로 성공하는 비율이 낮다는 뜻입니다. 금융 65.4% 역시 세 건 중 한 건 이상은 실패할 수 있다는 의미라서, 투자나 회계 결론은 반드시 원문 대조와 사람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 구글 공식 표에는 외부 리더보드 결과와 구글이 직접 돌린 결과가 섞여 있습니다. 구글 자체 실행 수치는 참고용으로 보고, Vals나 Artificial Analysis 같은 독립 평가를 같이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Artificial Analysis의 AA-Omniscience 평가에서 아르곤의 환각률은 15%로, 일정 수준 이상 지능을 가진 모델 중 가장 낮았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답변의 15%가 틀린다”는 뜻은 아니고, “틀릴 때 모른다고 하기보다 지어내는 비율”을 재는 특정 시험 결과입니다. 그래도 구글 모델 카드에 환각과 지식 시차가 한계로 적혀 있으니 중요한 업무엔 검증이 필수입니다.
| 모델 | 잘하는 것 | 아쉬운 점 | 기본 가격(100만 토큰) |
|---|---|---|---|
| Gemini 4 Argon | 금융·법률·장문맥·영상 이해 | 일부 터미널·과학 작업 열세, 토큰 소비 많음 | 출시가 입력 10 |
| GPT-6 Astra | FrontierSWE·과학 터미널 작업 | 단가가 높고 장문맥 할증 | 입력 50 |
| Claude Opus 5.5 | 터미널 코딩, 장기 에이전트 작업 | 출력 한도가 Argon long decode보다 작음 | 입력 20 |
| Claude Sonnet 5.5 | Argon에 근접한 종합 점수, 비용 균형 | 최상위 장문 출력은 제한적 | 입력 10 |
Argon의 가격이 유독 낮아 보이는 이유는 출시 기념 할인 때문입니다. 정상가로 돌아가는 12월 이후에는 Opus 5.5와 같은 수준이 되니, 지금 가격만 보고 장기 계획을 세우면 곤란합니다.
무료와 Google AI Plus에서는 아르곤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Google AI Pro와 Ultra 구독자만 Gemini 앱과 검색 AI 모드에서 쓸 수 있고, 한국 페이지 기준으로 Pro는 월 29,000원, Ultra는 월 119,000원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꼭 알아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월 29,000원의 Pro 플랜으로도 아르곤을 써볼 수는 있지만, 체감상 제공 한도가 꽤 타이트합니다. 긴 문서나 코드를 두세 번만 업로드해도 일일 할당량이 금세 소진되어 가벼운 모델로 자동 전환되어 버립니다. 가벼운 체험 목적이라면 Pro로 충분하지만, 업무용으로 긴 자료를 자주 다루신다면 월 119,000원의 Ultra를 고려하시거나 작업량만큼만 결제되는 개발자 API(Batch 모드 활용 시 반값)를 쓰는 편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 방식 | ~11/30 입력/출력 | 12/1~ 입력/출력 |
|---|---|---|
| Standard | 10 | 20 |
| Batch·Flex | 5 | 10 |
| Priority | 18 | 36 |
모두 100만 토큰당 가격이고, 출력 가격에는 생각 토큰이 포함됩니다. 캐시된 입력은 출시가 기준 0.10달러로 크게 싸지만 암시적 캐싱만 지원합니다. 급하지 않은 대량 작업은 Batch나 Flex로 돌리면 절반 가격이라는 점이 실무에서 꽤 큰 절약 포인트입니다.
Artificial Analysis 결과를 보면 아르곤은 할인 가격 기준 과업당 비용이 약 1.99달러로 GPT-6 Astra의 60%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평균 출력이 약 62K토큰으로 Astra의 약 27K보다 많았습니다. 생각을 오래 하고 답을 길게 쓰는 성향 때문에 토큰을 더 쓰는 겁니다. 그래서 정상가가 적용되는 12월부터는 과업당 비용이 오히려 Astra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토큰당 얼마”보다 “일 하나 끝내는 데 얼마”를 봐야 합니다. 같은 프롬프트 묶음으로 정확도, 완주율, 총비용을 직접 재 보시길 권합니다.
이번 업데이트로 Gemini 앱의 채팅 창에서 토글 하나로 ‘작업(Tasks)’ 모드로 바꿀 수 있습니다. 작업 모드는 사용자가 자리를 비워도 백그라운드에서 일을 이어가고, 40개 이상의 앱과 연동됩니다. 다만 연동 기능은 국가와 언어에 따라 제공 범위가 다를 수 있으니 직접 확인해 보세요.
gemini-4-argon 선택구글 개발자 문서에도 명시돼 있듯 무료 등급에서는 호출할 수 없습니다. high는 실패 비용이 큰 작업에만 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저장소를 통째로 올리고 “인증·세션·민감정보 처리 위험을 파일 경로와 함수명 근거로 표로 정리해 달라”고 요청하면 긴 코드 이해력이 빛을 발합니다. 실제로 구글 내부에서도 크롬(Chrome) 브라우저 개선에 아르곤을 투입했습니다. 우리가 크롬을 쓰다 보면 탭을 옆으로 끌거나 창을 나눌 때 간혹 브라우저가 멈추거나 꺼지는 현상을 겪곤 합니다. 구글 엔지니어들이 수천만 줄에 달하는 크롬 코드 중 얽히고설킨 600만 줄의 레거시 코드를 정리하느라 몇 달째 애를 먹고 있었는데, 아르곤이 이를 맡아 수주일 만에 깔끔하게 분리해 내며 관련 충돌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나아가 오래된 C/C++ 코드를 안전한 Rust 언어로 자율 전환해 실행 속도를 2.7배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다만 실제 업무에 적용할 때는 최종 수정 사항을 사람이 꼼꼼히 확인하고 승인하는 단계를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러 분기 실적과 감사보고서를 올려 수치 불일치와 리스크 신호를 찾게 하는 용도가 잘 맞습니다. 모든 숫자에 문서명과 페이지를 붙이게 하고, 추천이 아닌 탐지로 목적을 한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회의 녹음, 화면 공유 영상, 기존 이슈 목록을 함께 주고 결정사항과 할 일을 뽑게 할 수 있습니다. 합의되지 않은 담당자와 기한은 추측하지 말고 ‘미정’으로 두라는 조건을 넣으면 결과가 깔끔해집니다.
구글은 아르곤을 로봇 개발 전 과정에 쓰는 범용 물리 추론 모델로 소개했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Spot이 페달 휴지통을 밟고 캔을 버리는 데모와, 실제 영상을 물리 시뮬레이션으로 바꾸는 시나리오가 공개됐습니다. 다만 실시간 제어나 안전 인증까지 대신한다는 뜻은 아니고, 계획과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먼저 활용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어려운 코딩 명령어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업무에서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규칙과 역할을 지정해 질문하면 아르곤의 추론 능력을 100%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1시간 안팎의 회의 녹음 파일이나 화면 녹화본을 올리고 아래 프롬프트를 함께 입력해 보세요.
첨부된 회의 기록(음성/영상)을 분석하여 아래 세 가지 항목으로 요약해 주세요.
1. 핵심 결정 사항 (회의에서 확정된 결론만 간결하게)
2. 액션 아이템 표 (담당자, 할 일, 기한을 표로 정리)
3. 미해결 쟁점 및 후속 논의 필요 안건
*규칙: 회의에서 명확히 언급되지 않은 담당자나 기한은 절대 임의로 추측하지 말고 '미정'으로 표시할 것.이메일, 슬랙 대화 캡처, 메모장 텍스트 등 어지럽게 흩어진 프로젝트 자료를 묶어 올릴 때 유용합니다.
첨부된 자료들은 신규 프로젝트에 관한 초기 아이디어와 메모입니다.
이를 종합하여 상사에게 보고할 '1장 분량의 기획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주세요.
- 보고서 구조: 배경 및 목적 → 핵심 추진 방향(3가지) → 예상 기대효과 → 향후 일정
- 문체는 정갈하고 전문적인 비즈니스 개조식 보고서 톤으로 작성할 것.출장비 영수증 사진 뭉치와 카드 결제 내역 엑셀을 함께 올리고 불일치 내역을 찾을 때 효과적입니다.
첨부된 영수증 사진들과 결제 내역 데이터를 대조하여 다음 사항을 점검해 주세요.
1. 결제 내역에는 있으나 영수증 사진이 누락된 항목 목록
2. 영수증 상의 금액과 결제 내역 금액이 일치하지 않는 항목 (불일치 금액 및 사유 표기)
3. 부가세 및 공급가액 계산 오류가 의심되는 영수증
*의심되는 부분은 해당 영수증의 파일명과 함께 근거를 명시해 주세요.제미나이 4 아르곤은 “모든 면에서 1등”이 아니라 “길고 복잡한 전문 업무에서 확실한 개성이 있는 모델”에 가깝습니다. 내 업무가 그 성격에 맞는지, 작은 샘플로 먼저 비교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