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5 01:20
아르곤 리뷰를 읽고 이제 좀 써 볼까 했는데, 2주 만에 구글이 또 새 모델을 내놨습니다. 이름은 제미나이 4 카본(Gemini 4 Carbon). 구글이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고 소개한 최상위 모델인데, 정작 대부분의 사람은 아직 쓸 수 없습니다. 해킹을 막는 보안 전문가들에게만 먼저 열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그렇게 강력하길래 이렇게 조심스럽게 내놨는지, 벤치마크 1위라는 말은 어디까지 믿어도 되는지, 우리는 지금 무엇을 쓰면 되는지 구글 공식 발표와 외부 평가를 교차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구글은 10월 28일 공식 블로그에서 카본을 “사이버 보안과 장시간(long-horizon) 작업에서 최첨단 성능을 낸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9월 말 공개하고 10월 13일 개발자에게 연 제미나이 4 아르곤을 바탕으로 만든 후속 모델입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모델을 주기적으로 내겠다고 했다”며 2주 만의 후속 발표가 의도된 속도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 사이버 수치는 모두 구글이 직접 측정한 결과이고, 가드레일을 끈 상태에서 잰 값이라는 점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구글은 아직 카본의 기술 보고서나 모델 카드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제미나이 4 카본 출시일을 찾는 분이 많은데, 엄밀히 말하면 ‘발표일’만 있고 일반 ‘출시일’은 아직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날짜순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 날짜 | 내용 |
|---|---|
| 9월 30일 | 제미나이 4 아르곤 발표, 페어윈드 보안 파트너에게 먼저 제공 |
| 10월 13일 | 아르곤, 개발자·기업·유료 구독자로 확대 |
| 10월 28일 | 제미나이 4 카본 발표, 일부 사이버 방어자에게만 제공 시작 |
| 11월 30일 | 아르곤 기념가(입력 2달러·출력 10달러) 종료 예정 |
| 미정 | 카본의 개발자·기업·일반 사용자 공개 |
구글은 피드백을 모아 가드레일을 다듬은 뒤 “가능한 한 빨리” 넓히겠다고만 했습니다. 아르곤이 발표 2주 만에 개발자에게 풀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카본도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지만, 보안 능력이 훨씬 강한 만큼 같은 속도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 항목 | 제미나이 4 아르곤 | 제미나이 4 카본 |
|---|---|---|
| 위치 | 플래그십 추론 모델 | 아르곤 기반 최상위 후속 모델 |
| 공개 범위 | 개발자·기업·Pro 이상 구독자 | 페어윈드 방어자 한정 |
| AA 지능 지수 | 50점 | 59~60점(1위) |
| 환각률(AA-Omniscience) | 4% | 11% |
| 강점 | 코딩·수학·에이전트, 최대 100만 토큰 출력 | 사이버 보안, 며칠 단위 장시간 작업 |
| 기념가 | 2달러/10달러(11월 30일까지) | 2달러/10달러(종료일 미정) |
| 정가 | 4달러/20달러 | 4달러/20달러 |
제미나이 카본 아르곤 차이를 한 줄로 줄이면, 아르곤은 지금 쓸 수 있는 똑똑한 범용 모델이고 카본은 더 깊이 오래 생각하는 대신 느리고, 아직은 보안 전문가만 쓸 수 있는 모델입니다.
제미나이 4 카본이 1위라는 주장은 외부 평가 기관에서도 대체로 확인됩니다. 다만 세부를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 평가 | 카본 | 비교 |
|---|---|---|
| Artificial Analysis 지수 v5 | 59점(발표 당시), 현재 60점 1위 | 오퍼스 5.5 58, GPT-6 아스트라 57, 아르곤 50 |
| Vals Index | 70.36%, 2위 | 1위 소넷 5.5 70.85%, 오퍼스 5.5 70.18% |
| Arena 텍스트 | 1,528점, 1위 | 아르곤 1,520점 |
| Arena 에이전트 | 2위 | 1위 오퍼스 5.5 |
| WebDev Arena | 4위 | 3위 소넷 5.5와 2점 차 |
종합 지능 지수에서는 분명 선두지만, 실제 코딩 에이전트 지표에서는 클로드 오퍼스 5.5가 앞서고, 구글이 직접 낸 비교표에서도 FrontierSWE 2 코딩은 GPT-6 아스트라(65.5% 대 61.2%), OSWorld 컴퓨터 조작은 오퍼스 5.5(87.2% 대 81.5%)가 앞섰습니다. “모든 분야 1위”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일부 해외 기사 제목은 카본이 “환각이 가장 적다”고 했지만, 근거인 AA-Omniscience 지표를 뜯어보면 절반만 맞습니다. 정답은 가점, 오답은 감점, 모른다고 답하면 0점인 순점수에서 카본은 54점으로 1위입니다. 그런데 틀린 답을 지어내는 비율(환각률)은 11%로, 아르곤의 4%보다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더 많이 맞히는 대신 더 과감하게 답한다는 뜻입니다. 오퍼스 5.5와 아스트라의 같은 지표가 50%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지만, “아르곤보다 환각이 줄었다”고 이해하면 틀립니다.
AA는 카본이 첫 답변 토큰을 내기까지 약 64초가 걸리고, 지수 평가에 쓴 출력 토큰이 2억 개를 넘어 중앙값의 세 배 가까이 된다고 측정했습니다. 깊게 생각하는 대가로 속도를 내준 모델이라, 빠른 대화보다 오래 맡겨 두는 작업에 어울립니다.
SemiAnalysis의 실무형 평가에서는 사이버·생물·정렬 영역을 빼고 다시 순위를 매기자 GPT-6 아스트라가 1위로 올라서고, GPT 6.1 솔과 클로드 소넷 5.5도 카본을 앞섰습니다. 보안 분야만 놓고 보면 메타의 Muse Wonder Full이 구글 모델보다 앞섰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결국 “1위 모델”은 어떤 일을 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카본의 1위는 보안과 장시간 작업이라는 강점 분야가 끌어올린 결과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 구분 | 입력(100만 토큰) | 출력(100만 토큰) |
|---|---|---|
| 출시 기념가 | 2달러 | 10달러 |
| 정가(기념가 종료 후) | 4달러 | 20달러 |
| 캐시 입력 | 입력가의 95% 할인 | — |
제미나이 4 카본 가격의 기념가는 아르곤과 같습니다. 최상위 모델인데 값을 올리지 않은 셈입니다. 다만 아르곤의 기념가가 11월 30일까지인 것과 달리, 카본은 종료일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반도체·AI 분석 기관 SemiAnalysis가 실제 업무형 과제 206개로 비교한 GDPx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 모델 | 점수 | 과제당 비용 |
|---|---|---|
| 클로드 오퍼스 5.5 | 12.0% | 약 51달러 |
| 제미나이 4 카본 | 10.9% | 약 16달러 |
| GPT-6 아스트라 | 9.6% | 약 54달러 |
| 제미나이 4 아르곤 | 7.3% | 약 13달러 |
카본은 오퍼스 5.5 점수의 약 91%를 비용 약 3분의 1로 냈습니다. 출력 토큰은 카본이 더 많았지만 단가가 낮아서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정가가 적용돼 단가가 오퍼스와 같아지면 말이 많은 카본의 비용 우위는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대량 사용을 계획한다면 기념가 종료 시점을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카본은 현재 구글 페어윈드(Fairwind) 프로그램의 일부 사이버 방어자에게만 제공됩니다. 페어윈드는 정부, 핵심 기반시설 운영자, 주요 기술 플랫폼 등에 방어용 AI를 먼저 주는 프로그램으로, 구글은 파트너가 650곳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신청 기관은 보안 이력 심사를 받고 다음 조건을 지켜야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취약점을 찾고 실제로 뚫리는지 검증하는 능력은 그대로 공격 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ExploitGym 54.8%는 주어진 취약점의 절반 이상을 실제 공격 코드로 확인해 냈다는 뜻입니다. 구글은 무엇부터 고칠지 정하려면 악용 가능성 검증이 필요하니 이것도 방어라는 입장이고, 동시에 미국 정부의 출시 전 모델 테스트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카본이 아르곤의 안전 체계를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설명합니다. 학습 단계의 안전 훈련, 실시간 오남용 탐지, 프롬프트 인젝션 방어, 모델의 사고 과정을 감시하는 모니터링이 그 축입니다. 구글이 공개한 내부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 구글 자체 수치이고, 위험 임계값 평가 결과를 담은 별도 안전 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금 단계의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는 모델 자체보다 ‘누구에게 주느냐’를 통제하는 접근 관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항목 | 구글 페어윈드(카본) | 앤트로픽 글래스윙(Mythos) |
|---|---|---|
| 시작 | 9월(아르곤), 10월 말 카본 추가 | 4월 |
| 규모 | 파트너 650곳 이상 | 핵심 파트너 10여 곳에서 약 150개 기관으로 확대 |
| 명단 | 비공개 | 주요 참여 기업 공개 |
| 일반 공개 | 가능한 한 빨리(날짜 미정) | 해당 모델 일반 공개 계획 없음 |
두 회사 모두 ‘강력한 보안 AI는 방어자에게 먼저’라는 같은 원칙을 택했지만, 구글은 규모와 상용화 속도에, 앤트로픽은 소수 정예와 투명성에 무게를 둔 모습입니다.
비판도 있습니다. 한 기고자는 파트너 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면 누가 쓰는지 검증할 수 없고, 심사는 한 시점에만 이뤄지는데 위험은 기관이 아니라 개별 직원에게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기업·기관이 페어윈드에 신청할 수 있는지, 국내 창구가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카본은 혼자가 아닙니다. 앤트로픽은 4월부터 비공개 모델로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운영해 파트너들이 한 달 만에 고위험 취약점 1만 건 이상을 찾았고, 27년 묵은 OpenBSD 결함까지 드러냈습니다. 카본 발표와 같은 주에 OpenAI도 사이버 위험 등급을 명시한 새 모델을 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다룬 Node.js 취약점 Node2Shell도 OpenAI의 보안 AI가 찾아낸 결함입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AI가 찾는 속도를 사람이 고치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보안 업계에서는 이제 발견보다 패치가 병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클라우드플레어 CEO는 앞으로 2년간 매주 치명적인 취약점이 쏟아지겠지만 결국 인터넷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봤고, 앤트로픽 쪽에서는 당분간 훨씬 나빠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중국 연계 해커가 AI로 11일 만에 200곳 넘는 기관을 공격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카본은 당장 쓸 수 없으니, 지금 선택지는 아르곤과 경쟁 모델입니다.
gemini-4-argon으로 호출하고, 기업은 Vertex AI로 씁니다. 아르곤 기념가는 11월 30일까지입니다.카본이 일반에 풀리는 날짜와 요금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아르곤이 방어자 → 개발자·기업 → 유료 구독자 순으로 열렸던 만큼 비슷한 순서가 예상되지만, 이는 추정일 뿐입니다.
카본 같은 모델이 일반에 풀리면 AI 취약점 탐지는 방어자만의 무기가 아니게 됩니다. 공격자도 비슷한 도구를 쓰게 되는 만큼, 지금부터 다음을 점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제미나이 4 카본은 종합 지수 1위와 압도적인 가성비를 보여 줬지만, 이 모델의 진짜 의미는 성능표보다 배포 방식에 있습니다. 해킹 능력까지 갖춘 AI를 공격자보다 방어자가 먼저 쓰게 하겠다는 실험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일반 사용자는 당분간 아르곤과 경쟁 모델로 충분하고, 개발자는 기념가 종료 시점과 출력 토큰 비용을 따져 봐야 하며, 보안 담당자는 AI가 찾아내는 취약점이 쏟아질 때 패치 체계가 버틸 수 있는지부터 점검할 때입니다. 일반 공개 소식이 나오면 이 글에 업데이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