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자금조달 리스크란? 테러자금금지법·경제제재·세컨더리 보이콧 한 번에 이해하기


자금세탁방지(AML) 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테러자금조달(CFT, Combating the Financing of Terrorism) 파트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테러’라는 단어가 주는 막연함, 생소한 법률 명칭, 경제제재와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한꺼번에 등장하면 체계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테러자금조달 리스크 수준부터 테러자금금지법의 핵심 내용, 경제제재 조치의 개념, 그리고 금융기관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한국의 테러자금조달 리스크

FATF 평가에서 본 한국의 위험 수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 금지 제도 전반을 평가하는 상호평가(Mutual Evaluation)를 주기적으로 실시합니다. 한국은 2019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FATF 상호평가를 받았고, 그 결과 “테러 및 테러자금조달 위험이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5년 7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의 테러자금조달 위험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자금세탁 분야에서 9개의 주요 위험이 확인되었으며, FATF 차기 상호평가에 대비한 법률 개정과 제도 정비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한국 특유의 테러자금조달 리스크 요인

테러자금조달 리스크가 낮다는 평가가 ‘리스크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한국이 주의해야 할 구체적인 위험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북한 연계 자금 이동: 대북 제재 회피를 위한 위장 거래, 사이버 범죄 수익 환전 등 북한 연계 테러자금 경로가 상존합니다.
  • 가상자산 경로: 탈중앙화된 특성상 소액 분산 거래를 통한 테러자금 이동 위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 비영리단체(NPO): 자선·종교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가 의도치 않게 자금 이동 경로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 해외 송금 서비스: 소액 국제 송금 서비스를 통한 분산 자금 조달 가능성
  • 인터넷·모바일 뱅킹: 비대면 거래의 증가로 실제 소유자 확인이 어려운 거래 증가

테러자금금지법 완전 해설

법의 정식 명칭과 제정 배경

흔히 “테러자금금지법”이라 불리는 이 법률의 정식 명칭은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입니다. 약칭이 워낙 길어 현장에서는 ‘테러자금금지법’ 또는 ‘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법’으로 줄여 부릅니다.

이 법은 두 가지 국제 규범을 이행하기 위해 2007년 12월 21일 제정되었습니다:

  • 「테러자금 조달의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1999년 유엔 협약): 테러 목적 자금 모집·제공 행위를 범죄화
  •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관련 결의 이행 (특히 북한·이란 관련 제재 결의)

핵심 개념 정의

법 제2조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주요 용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 공중협박자금: 국가·정부·국제기구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에 사용하기 위해 모집·제공·운반·보관된 자금이나 재산
  • 대량살상무기확산자금: 핵무기·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사용하기 위한 자금 또는 재산
  •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 금융위원회가 테러 관련자로 지정·고시한 개인, 법인, 단체 및 그들이 직간접적으로 소유·지배하는 법인

법의 주요 의무 체계

금융회사 등이 테러자금금지법에 따라 이행해야 하는 의무는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됩니다:

  • 금융거래 제한 의무(제5조):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와의 금융거래 금지 및 자산 동결
  • 지체 없는 보고 의무(제6조): 제한대상자와의 거래 발생 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즉시 보고
  • 고객 확인 강화 의무: 신규 거래 시 금융거래제한대상자 해당 여부 확인(UN 제재 리스트 포함)
  • 내부 통제 체계 구축: AML 정책과 통합된 CFT 내부통제 프로그램 운영

2026년 1월 22일 개정 시행: 무엇이 달라졌나

2025년 1월 21일 법률 개정 후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된 개정 테러자금금지법은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의 자산 동결 범위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구분 개정 전 개정 후(2026.1.22~)
제한 대상 금융위가 지정한 개인·법인·단체 지정 법인 + 직간접 소유·지배 법인
지배 기준 없음 지분 50% 이상 또는 대표·임원 과반수 선임

이 개정으로 테러 관련자가 페이퍼컴퍼니나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금융거래를 우회하는 것이 사실상 차단됩니다. 금융기관은 거래 상대방의 최종 실소유자(UBO) 확인 시 지배구조 전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경제제재조치의 개념과 체계

경제제재란 무엇인가

경제제재(Economic Sanctions)는 특정 국가, 단체, 개인의 행동을 변화시키거나 응징하기 위해 금융거래, 무역, 자산 접근 등을 제한하는 비군사적 강제 수단입니다. 테러 지원, 핵 확산, 인권 침해, 불법 무기 거래 등을 이유로 부과되며, 현대 국제 질서에서 가장 강력한 외교·안보 도구 중 하나입니다.

경제제재는 부과 주체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 UN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국제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가장 강력한 다자제재. 한국은 UN 회원국으로 이행 의무가 있음 (예: 대북·이란 제재 결의)
  • 미국 OFAC 제재: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부과하는 단자제재. SDN(Specially Designated Nationals) 리스트를 통해 운용하며 역외 적용 효과가 강력함
  • EU·기타 국가 제재: 유럽연합, 영국, 호주, 일본 등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제재. 한국 기업의 해외 영업에 직접 영향을 미침

한국 금융기관의 경제제재 이행 체계

한국은 UN 제재를 테러자금금지법을 통해 이행합니다. 금융위원회가 UN 제재 리스트 등을 반영하여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를 지정·고시하면, 금융기관은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해당 대상자와의 거래를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 금융기관은 다음 리스트를 통합 관리해야 합니다:

  • 금융위원회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 고시: 국내 법적 의무 이행의 기준
  • UN 안보리 제재 리스트(UNSCR 1267 등): 알카에다·IS·북한 관련 개인·단체
  • 미국 OFAC SDN 리스트: 국제 달러 거래 시 필수 확인 (법적 의무 아니지만 세컨더리 보이콧 리스크로 사실상 의무화)
  • EU 제재 리스트: 유로화 거래 및 유럽 연계 거래 시 확인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제3자도 제재받는다

개념과 원리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2차 제재 또는 3자 제재라고도 불립니다. 제재를 부과하는 국가(주로 미국)가 직접 거래를 금지하는 1차 제재(Primary Sanction)와 달리, 2차 제재는 제재 대상국이나 대상자와 거래한 제3국의 기업·금융기관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는 방식입니다.

용어의 기원을 살펴보면, 원래 ‘보이콧(boycott)‘은 노동 쟁의 맥락에서 사용되었습니다. 1차 보이콧은 쟁의 대상 기업의 제품 불매운동을 말하고, 2차 보이콧(세컨더리 보이콧)은 그 기업과 거래하는 다른 기업에까지 불매운동을 확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이 국제 금융제재에 적용된 것입니다.

대표 사례: 방코델타아시아(BDA) 사건

세컨더리 보이콧의 실제 위력을 보여준 대표 사례가 방코델타아시아(BDA, Banco Delta Asia) 사건입니다. 2005년 9월 미국 재무부는 마카오 소재 BDA가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마약 밀매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미국 애국법(USA PATRIOT Act) 제311조에 따라 BDA를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그 결과 BDA와 거래하던 다른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BDA와의 거래를 끊었고, 북한의 국제금융 거래가 사실상 전면 차단되는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세컨더리 보이콧이 군사적 수단 없이도 얼마나 강력한 압박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국제 사회에 각인시킨 사례입니다.

한국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

한국 금융기관에게 세컨더리 보이콧은 이론적 개념이 아닌 실질적 리스크입니다. 미국 재무부는 2018년 국내 주요 은행들에게 컨퍼런스콜을 통해 대북 제재 준수를 직접 경고했고, OFAC의 대북 제재 행정명령 13810호에는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컨더리 제재를 받으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발생합니다:

  • 미국 내 자산 전면 동결: 미국에 보유한 모든 자산과 재산상 이익 차단
  • 달러 결제망 퇴출: SWIFT 등 국제 달러 결제망 접근 차단
  • 사실상 국제 영업 중단: 달러 거래 없이는 국제 금융 영업이 불가능하므로 사실상 파산에 준하는 피해
  • 뱅크런 위험: 고객의 이탈과 신뢰 붕괴로 인한 연쇄 피해

1차 제재 vs 2차 제재 비교

구분 1차 제재 (Primary Sanction) 2차 제재 (Secondary Boycott)
대상 제재 국가·개인·단체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금융기관
적용 기준 직접 거래 금지 제재 대상과의 거래 이력
한국 관련성 UN 제재 직접 이행 의무 미국·EU 제재 대상과 거래 시 피해 가능
법적 근거 국내법(테러자금금지법 등) 미국 OFAC 규정, 애국법 등

금융회사의 CFT·경제제재 실무 이행

내부통제 체계 구축

AML과 CFT는 별개의 법률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무에서는 하나의 통합된 프로그램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금융회사가 갖춰야 할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제재 스크리닝 시스템: 거래 상대방의 제재 리스트 해당 여부를 실시간 검색·확인하는 자동화 시스템
  • UN·OFAC·EU 리스트 통합 관리: 최신 리스트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기존 고객과 대조
  • 고위험 국가 거래 강화 심사: FATF 비협조 국가(블랙리스트·그레이리스트) 거래 시 EDD 적용
  • 임직원 교육: CFT 관련 유형·사례 중심의 정기 교육 실시
  • 보고 채널 운영: 제한대상자 발견 시 즉시 보고할 수 있는 내부 보고 절차 수립

실무에서 주의해야 할 포인트

제재 이행에서 실수가 많이 발생하는 지점들을 짚어봅니다:

  • 이름 유사성(Name Matching): 제재 대상자와 이름이 유사한 일반 고객을 잘못 걸러내는 오탐(False Positive) 문제. 생년월일, 국적 등 추가 정보로 확인 필요
  • 간접 노출 리스크: 제재 대상자와 직접 거래하지 않더라도, 그 자금의 이동 경로에 포함되는 경우 리스크 발생
  • 지배구조 파악: 2026년 개정 테러자금금지법에 따라 지정 법인의 소유·지배 하에 있는 법인까지 확인 필요
  • 가상자산 거래: 가상자산사업자(VASP)를 통한 제재 우회 거래 증가에 따른 모니터링 강화 필요

AML·CFT·경제제재 법규 체계 전체 조망

한국의 테러자금 방지 및 경제제재 이행 체계는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국제 규범]
  ├── FATF 40개 권고안 (자금세탁·테러자금 방지 국제 기준)
  ├── UN 안보리 결의 (대북·이란·IS 등 제재)
  └── 미국 OFAC, EU 독자 제재 (간접 이행 필요)

[국내 법규]
  ├── 특정금융정보법 → AML/CFT 보고 의무, FIU 설치, CDD/EDD
  └── 테러자금금지법 →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 지정, 자산 동결, 거래 금지

[하위 규정]
  ├──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 테러자금금지법 시행령 (2026.1.22 개정 시행)
  └── 자금세탁방지 및 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에 관한 업무규정 (FIU 고시)

AML과 CFT는 뿌리가 다른 제도이지만, FATF의 권고안 체계 아래 하나의 통합 컴플라이언스 프레임으로 운영됩니다. 특히 2025~2026년 사이 한국은 FATF 차기 상호평가를 앞두고 관련 법령을 대폭 개정했으며, 금융기관은 이 변화에 발맞춰 내부 시스템과 절차를 정비해야 합니다.

테러자금조달 리스크를 ‘나와는 먼 이야기’로 여기는 순간,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국제 금융제재의 그물망에 걸릴 수 있습니다. 실무자라면 제재 스크리닝 시스템의 업데이트 주기, 보고 채널의 실효성, 그리고 최신 법령 개정 내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루틴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테러자금조달(CFT)과 자금세탁방지(AML)는 어떻게 다른가요?
A.AML은 불법으로 취득한 자금의 출처를 세탁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CFT(테러자금조달 금지)는 합법적 자금이든 불법 자금이든 테러 목적으로 자금을 모집·제공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두 제도는 상호보완적으로 운영되며, 금융기관은 AML과 CFT 의무를 함께 이행해야 합니다.
Q.한국의 테러자금조달 리스크는 어느 수준인가요?
A.FATF 상호평가(2020년) 및 국가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위험평가(2025년 7월)에서 한국의 테러자금조달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인터넷 뱅킹, 가상자산, 비영리단체(NPO)를 통한 소액 자금 이동 등 신종 경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Q.테러자금금지법상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로 지정되면 어떻게 되나요?
A.금융위원회가 지정·고시한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와는 금융거래가 금지되며, 이미 보유 중인 자산은 동결됩니다. 2026년 1월 22일부터는 제한대상자가 직간접적으로 50% 이상 출연·소유하거나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까지 동결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Q.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되면 한국 금융기관에 어떤 영향이 생기나요?
A.미국 OFAC의 SDN 리스트에 등재되거나 세컨더리 제재를 받으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달러 결제망(SWIFT 등) 접근이 차단됩니다. 사실상 국제 달러 거래가 불가능해져 금융기관에는 파산에 준하는 치명적 영향을 미칩니다.
Q.1차 제재(Primary Sanction)와 2차 제재(Secondary Boycott)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1차 제재는 제재를 부과하는 국가(미국)와 직접적으로 거래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는 1차 제재 대상국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금융기관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는 방식으로, 한국 금융기관이 북한·이란 등과 거래 시 적용될 수 있습니다.
#금융#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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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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