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9 23:48
2026년은 자금세탁방지(AML) 제도 도입 25년 만에 가장 큰 변화가 예고된 해입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민생침해 범죄와 가상자산 악용 증가라는 구조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해 특금법 전면 개정, 교육 체계 혁신, 4대 중점 추진과제를 패키지로 발표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AML 담당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변화를 학습목표에 맞춰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현행 특금법에서는 ‘보고책임자’의 직급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어, 실무자급이 보고책임자를 맡는 관행이 만연해 있었습니다. 제재 부담이 일선 실무자에게 집중되고, 경영진은 AML 관련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구조적 문제가 있었죠.
2026년 개정으로 특금법상 ‘보고책임자’를 반드시 임원으로 규정합니다. 임원이 직접 자금세탁방지 관련 사항을 관리·감독하도록 책무를 명확히 하여, AML 이슈가 경영 의사결정의 최우선 순위에 오르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합니다.
특정금융정보법 제5조(금융회사등의 의무) 관련 개정 방향
현행 특금법 제5조의2 제1항은 금융회사등으로 하여금 자금세탁행위 및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업무지침을 작성·운용하고 그 이행을 책임지는 보고책임자를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6년 개정안은 동 조항에 보고책임자를 임원으로 한정하는 내용을 추가하여, 경영진의 직접적·실질적 책무 이행을 법제화할 예정이다.
실무적 시사점은 상당합니다. 기존에 준법감시팀장·AML 팀장 등 부서장급이 보고책임자를 겸직하던 관행은 개정 이후 허용되지 않습니다. 금융회사는 이사회 또는 감사위원회에 AML 현황을 직접 보고하는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현재는 보이스피싱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법원 결정 없이 계좌를 동결할 수 없습니다. 범죄 자금이 특정되더라도 수사기관이 법원 영장을 받아야 하는 시간적 공백 동안 자금이 이미 다른 계좌로 분산·세탁되는 문제가 반복됐습니다.
개정안은 마약·도박·테러자금조달행위 등 중대 민생침해범죄에 한해, FIU가 수사기관 요청에 따라 의심계좌 정지를 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특금법에 마련합니다.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 — 의심계좌 정지제도 관련 조항 신설 방향
(신설 예정) 금융정보분석원장은 마약류 관련 범죄, 도박 관련 범죄, 테러자금조달행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 민생침해범죄에 관련된 자금으로 의심되는 경우, 수사기관의 요청 및 내부 심사절차를 거쳐 해당 금융거래의 정지를 금융회사등에 요청할 수 있다. 금융회사등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이 제도의 핵심은 ‘신속성’입니다. 법원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FIU-수사기관 간 협업으로 즉시 자금 흐름을 차단해 추가 범행 방지와 피해 확산 억제가 목표입니다.
세계 최초로 트래블룰을 법제화한 한국은 현행 기준상 100만원 이상 가상자산 이전거래에만 송·수신인 정보 제공 의무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액 분산 거래를 통한 정보 우회가 빈번히 발생하며 규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2026년 개정으로 100만원 미만 거래도 수신 가상자산사업자가 거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의무 범위를 전면 확대합니다.
특정금융정보법 제7조(가상자산사업자의 특례) 관련 개정 방향
현행 특금법 제7조 제3항은 가상자산의 이전거래(트래블룰) 시 송신인과 수신인의 정보 제공 의무 기준을 100만원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 기준을 삭제 또는 완화하여, 수신 가상자산사업자가 100만원 미만의 이전거래에 대해서도 거래 관련 정보를 확보·보존할 수 있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1:1 페깅 구조로 가치 변동성이 낮아 자금세탁 매개체로 활용될 위험이 높습니다. 기존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거래소) 중심으로 설계되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규제 공백에 놓여 있었습니다.
개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게 고객확인(CDD/EDD), 의심거래보고(STR), 내부통제 구축 등 기존 금융회사에 준하는 AML 의무를 전면 부과합니다. 나아가 자금세탁에 활용될 경우를 대비해 동결·소각 기능을 발행 시 내재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 구분 | 현행 | 2026년 개정 후 |
|---|---|---|
| 보고책임자 | 직급 무제한 | 임원 한정 |
| 의심계좌 동결 | 법원 결정 필요 | FIU 수사기관 요청시 즉시 정지 |
| 트래블룰 | 100만원 이상 | 100만원 미만도 수신측 정보 확보 |
|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 AML 의무 없음 | 특금법상 AML 의무 전면 부과 |
| 가상자산 해외이전 | 1,000만원 이상 의무보고 | 자율 리스크 관리 방식 전환 |
트래블룰 확대와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단순 규정 강화에 그치지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수신 거래소가 추가 시스템 구축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현실적 과제와, 개인지갑(Unhosted Wallet) 거래에 대한 규제 공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FIU는 2026년 2월 24일 「2026년도 AML/CFT 교육운영방향」을 발표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양적 확대에서 질적 실질화로’입니다. 교육 이수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실제 제도이행 성과로 이어지도록 체계를 전면 정비하겠다는 방향입니다.
① 현장 수요 기반 AML 교육 고도화
기존 표준화된 일괄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업권별·리스크 유형별로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설계합니다. 은행·보험·증권·가상자산사업자 등 각 업권의 자금세탁 위험 특성을 반영한 사례 중심 커리큘럼을 신설하고, 민·관 협업 체계를 통해 교육-제도이행-검사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합니다.
② 신종 자금세탁 위험 대응 역량 강화
초국가범죄(transnational crime) 및 민생침해 범죄에 특화된 실무 교육을 확대합니다. 구체적 교육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2026년 상반기 집합교육으로 시작해 하반기에는 원격교육으로 확대하는 단계별 보급 계획입니다.
③ 합리적 교육 평가 체계 마련 — 우수 교육과정 인증제 도입
우수 교육과정 인증제는 2026년 교육 운영방향의 가장 주목할 변화입니다. FIU가 일정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교육과정을 공식 인증하고, 해당 과정 이수 시 제도이행평가에서 교육 실적 가점을 부여합니다.
AML 자격증 및 전문교육과정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전문성 평가를 실시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교육 품질과 전문성이 합리적으로 평가에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정금융정보법 제5조의2(내부통제) 관련
특금법 제5조의2 제1항 제4호는 금융회사등으로 하여금 임직원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교육을 실시할 것을 내부통제 의무의 일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FIU의 「교육운영방향」은 이 법적 교육 의무의 질적 이행 기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단순 이수 실적이 아닌 교육 내용의 실질적 제도이행 연계 여부가 향후 검사·평가 기준이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2026년 FIU가 최우선 대응 과제로 분류한 자금세탁 리스크 요인은 크게 세 축으로 구분됩니다.
마약·도박·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등 중대 민생침해범죄가 전통적 금융망과 가상자산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범죄 조직은 다수의 대포통장·차명계좌를 단기간 활용한 후 자금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해 추적을 차단하는 패턴을 반복합니다.
테러자금조달,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금융, 북한 연계 가상자산 탈취 등 초국가범죄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자금 경유지로 활용할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UN 안보리 제재 대상과의 간접 거래, 전선회사(Shell Company)를 통한 자금 세탁이 핵심 리스크입니다.
가상자산은 익명성, 국경 초월성, 즉시 이전 가능성으로 인해 자금세탁의 최우선 수단으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2026년에는 스테이블코인이 규제 회색지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믹서(Mixer)·토네이도캐시 유사 서비스를 통한 거래 추적 차단도 심각한 리스크로 분류됩니다.
부동산중개업자, 법무사, 회계사, 귀금속상 등 비금융사업자(DNFBP: Designated Non-Financial Businesses and Professions)는 FATF 권고사항에도 불구하고 국내 특금법의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FIU는 FATF 제5차 상호평가(2026~2027년 예정)를 앞두고 이 공백을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 리스크 유형 | 위험 수준 | 주요 수단 | 관련 법조항 |
|---|---|---|---|
| 민생침해범죄 자금세탁 | 🔴 최고 | 대포통장·가상자산 복합 활용 | 특금법 제4조 |
| 초국가범죄·제재 회피 | 🔴 최고 | 해외 전선회사·가상자산 | 특금법 제5조의3 |
|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 | 🔴 높음 | 믹서·개인지갑·스테이블코인 | 특금법 제7조 |
| DNFBP 규제 공백 | 🟡 중간 | 부동산·귀금속·전문직 | 개정 필요 |
FIU는 2026년 2월 5일 ‘AML/CFT 정책자문위원회’를 통해 4대 중점 추진과제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특금법 시행 25년 만의 전면 개편으로, 각 과제는 상호 연계된 패키지 형태입니다.
특정금융정보법 제10조(금융정보의 제공) 제1항
“금융정보분석원장은 특정금융거래정보를 검찰총장, 국가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 국세청장, 관세청장, 금융위원회, 국정원장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의 장이 요청하는 경우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특정금융정보법 제7조(가상자산사업자의 특례) 제1항
“가상자산사업자는 금융회사등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4조, 제4조의2, 제5조, 제5조의2 및 제5조의3을 적용할 때에는 금융회사등으로 본다.”
(해설: 가상자산사업자를 금융회사와 동등하게 취급해 STR·CTR·내부통제·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 조치 의무를 모두 부과)
학습목표 보조 참고 자료 — 실제 제재 사례를 통해 AML 의무 위반의 결과를 이해합니다.
특정금융정보법 제17조(과태료) 핵심 조항
제17조 제1항: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 제4조 제1항(의심거래보고)을 위반하여 보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보고한 자
- 제4조의2 제1항(고액현금거래보고)을 위반하여 보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보고한 자
- 제5조(고객확인의무)를 위반하여 고객 확인을 하지 아니하거나 금융거래를 한 자
제17조 제2항: 제5조의2 제1항(내부통제)을 위반하여 업무지침 작성·운용 또는 임직원 교육을 하지 아니한 자에게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특정금융정보법 제15조(검사 및 제재) 제2항
“금융위원회는 검사 결과 금융회사등이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해당 금융회사등에 대하여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의 일부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
가장 대규모 제재가 집중된 업권은 가상자산사업자입니다. 내부통제 부실과 STR 미이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 사업자 | 제재 금액 | 주요 위반 내용 | 제재 시기 |
|---|---|---|---|
| 빗썸 | 368억원 | STR 미이행, 고객확인 부실, 내부통제 취약 | 2023~2024년 |
| 두나무(업비트) | 352억원 | 고액 의심거래 STR 미이행, 트래블룰 위반 | 2023~2024년 |
| 코인원 | 52억원 | STR 지연보고, EDD 미실시 | 2024년 |
| 코빗 | 27.3억원 | CTR 오류, 내부통제 기준 미준수 | 2024년 |
이처럼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은 이유는, 특금법 제7조에 의해 가상자산사업자가 금융회사와 동등한 AML 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내부 시스템과 전문 인력이 전통 금융사 대비 미흡한 구조적 격차에서 기인합니다. 2026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까지 규제 대상이 확대될 경우, 새롭게 규제권에 포함되는 사업자들의 초기 준비 미흡에 따른 제재 사례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6년 개정사항과 규제당국 중점 추진과제를 종합해, 금융회사 AML 담당자가 즉시 점검해야 할 항목을 정리합니다.
2026년은 단순한 규정 변경이 아닌, 자금세탁방지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전환점입니다. 보고책임자 임원화로 AML은 경영진 의제가 됐고, 가상자산 규제 전면 확대로 디지털 금융 전 영역이 특금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옵니다. 교육도 이수 실적이 아닌 실질 역량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열립니다. 지금이 AML 체계를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고도화할 최적의 시점입니다.